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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나들이 산골
                  너나들이 산골

외진 산골마을 아이들에게도 여름을 나는 방법은 있었다.
자랑스럽게 우거진 나무가 있고 굽이치는 시냇물이 있기 때문이다.
그늘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매몰차게 울어대는 매미와 친구가 될 수밖에 없었고
물놀이를 할라치면
갑작스럽게 나타난 뱀을 보고 달아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내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이었다고는 해도
구불구불하고 길어서 놀러 나가는 것 자체가 일이었다.
너무나도 높아 보이는 산은 분지형태로 단단히 마을을 품고 있는 듯하여
지나가는 구름도 산에 걸려 쉬는 걸 본 적이 있었다.
산 중턱까지는 작을 하는 밭이 있고
토끼덫을 놓기 위해 좀 더 높은 곳까지 가본 적이 있다.
이 산을 넘어 계속 산길을 따라가다 보면
무지개마을이 있다고 이야기하곤 했는데
소년에게는 자꾸만 가슴속에서 맴돌았다.
하루는 몇몇 아이들과 작정을 하고서 무지개마을을 찾아가자고 입을 모았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후 소풍 가는 아이들처럼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밭을 지나 오솔길로 접어들었다.
얼마 동안 가야 할지 또 맞는 길인지 알 수 없었기에
그만 집으로 돌아갈까도 싶었지만
가다 보면 무지개마을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점점 깊은 산길로 빠져들었다.
해가 기울어질 때쯤
삐져나온 나뭇가지와 거미줄은 더욱 거칠게 훼방을 놓아 기운이 빠질 대로 빠졌다.
“골짜기를 따라서 꼭대기까지만 가보자.”
힘겹게 올라서니 능선을 따라 푸른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저기 좀 봐!”
소리를 지르며 숲을 헤쳤다.
갈수록 어린 소나무만 띄엄띄엄 서 있을 뿐이라 그냥 냅다 달렸다.

헐떡이며 바람을 온몸으로 느낀다.

언덕 아래로 옹기종기 마을이 있고
노을은 첩첩이 쌓인 산으로 조금씩 다가가고 있었다.
소년은 그 순간 힘껏 소리를 질렀다.
“무지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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