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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1. 향수

전설에 의하면 세상 어딘가에 태곳적부터 존재했었다는
건널 수 없는 강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그곳을 헤엄쳤던 물고기 중 한 종류는 오아시스를 찾아 떠났다고 한다.

그 시절 인간이 존재했을지는 의문이지만 시간을 거슬러 오르다 보면
날아가는 새는 아마도 그 사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새들처럼 날고 싶은 마음을 품어왔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것은 고대에 대한 향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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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2. 사해(沙海)

시간 마술은 짙은 환상을 간직한 채 묻혔다.

그곳엔
고요함이 밀려온다.
침묵 속에 쓰러지는
빛바랜 물결.
그 닻을 찾아 떠도는 불타는 신기루.

오아시스에 사는 굶주렸던 물고기가 물에서 뛰쳐나와 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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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3. 착각-story

이곳은 마치 섬과 비슷하군!
모래 위의 섬이야!

사막을 지나던 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고기의 죽음을 보았고
바닷새들에게 들었던
몇 만 년 전에 오아시스를 찾아 떠난
한 물고기에 대한 바다 전설을 기억해 낸다.

-착각-

이 고요한 바다에
섬들이 인사하네.
모래 폭풍은 드디어 바다를 향하고
바람은 바다 위를 걷는다.
초원 위를 나는 물고기는 꿈을 잃고
그곳에서 갈매기 울음소릴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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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4. 집시가 울고 간...

보면 슬프고 헤어지면 그리운
파란 눈으로 바라보는 그을린 풍경은
집시가 울고 간 눈물의 바다.
그 사해의 연못에
눈물로 길러진 꽃이 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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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5. 꿈을 훔쳐 날으는 새

바다가 그립다 말하는
눈물 삼킨 영혼이
늦장 해바라기를 탓하고서야 볼 수 있던 저곳이 당신의 고향인가요?
그곳엔 보금자리가 있어
꿈을 훔쳐 날으는 새가 어둠의 그림자를 남기고
시간이 당신은 멀고 멀었으니 그냥 천천히 오라 하네.
쪽빛 하늘을 보고서야 그것을 감지한 나는
아침은 아직 멀었고 당신의 고향은 가까이 있으니
그냥 바라보세요. 보라 하네.
눈물 삼킨 영혼이 늦장 해바라기를 탓하고서야
아마 당신이 찾는 것은
그늘진 마음 한구석.
하늘 밑. 그곳이 당신의 고향
그 위가 당신의 꿈인걸요.
어둠이 소스라칠 때
꿈을 훔쳐 날으는 새가 갈 곳은
눈물 삼킨 영혼이 늦장 해바라기를 탓하고서야 볼 수 있던
꿈을 훔쳐 날으는 새가 늦장 해바라기를 탓하고서야 볼 수 있던...

새들이 떠돌다
표류하던 상념이 머물다간 천공의 섬.
영원한 빛의 쉼터. 잔인한 슬픔의 도시는
방치된 詩 구절.
하늘엔 별이 있고 다시 날이 밝아 오는 지구가 주는 푸근함 그대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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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6. 매번 앓다가는 계절엔…

망설이지 말아요.
마음에도 꽃은 피겠죠.
설레지도 말아요.
어차피 가는 계절인걸요.

매번 왔다 가는 그 꽃도 가슴 저며 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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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7 외딴섬

저기 인도양을 건널 때 바라보는
배들이 말하는 거리.
그쯤. 파도가 머물다 가는 외딴섬.
꿈꾸는 파도는 어쩌자고 나를 이곳 섬으로 데려왔을까.
갈매기도 없는 이곳 고요한 상상은 나를 마중 나온 까닭인 듯
파도는 끊임없이 소리친다.
우린 언젠가 만나지 않을까?
바다는 속삭인다.
널 기다리고 있다고 어서 오라고.
하지만 배가 없지 않은가.
여기 슬픈 청춘을 버리고
난 또다시 떠나지도 못할 항해를 시작한다.
몰아치는 햇살은 섬 주위를 거닐게 했고
결국 표류하던 상념이 바다와 만났다.
등대.
목마른 섬에는 불멸의 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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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8. 그대에게 가는 바람이

그대에게 가는 바람이
왜 이리 슬픈가요.
설마 그 바람이 멈춘 데도 난 멈추지 않아요.
그냥 스쳐 가는 바람도
인연은 있을 테니
설마 네 마음이 변한대도 난 슬프지 않아요.

무심히도 가는 바람이
왜 이리 아련한가요.
설마 그 바람이 멈춘 데도 난 멈출 수 없어요.
미처 알지 못한 사랑도
때가 되면 알게 되니
아직 네 마음이 아파한들 난 견딜 수 있어요.

이 세상 모든 슬픔이
바람과 같다면
그대가 가는 곳
그대가 변해가는 중에도
나는 생각하리.
나 또한 그곳 바람의 친구가 되어
양이 되어 날개가 되어
가리다 가리다 그대 향하는 곳 나 또한 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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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9. 아까시아 꽃잎이 질 때

지는 꽃잎 뭐가 아쉬워
향기 갈 줄 모르시나요.

(피고 또 피는 계절 따라 흘러가옵니다)

사연 없는 꽃잎
향기가 깊진 않겠지요
(다만)
깊어질 향기가 설레어 나부낄 때
또다시 눈물짓는
다시 찾아오는 계절엔 사연이 있어
(그때를 기억하네)
먼 옛날에도 아쉬웠던
흘러
피는 사연에
지는 꽃잎 뭐가 아쉬워 잊힐 줄도 모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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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10. 골목을 도는 등 뒤엔 까마귀 한 마리가 있었다.


집 뒤엔 운치를 자랑하던 수목이 있고
라디오에선 흘러간 옛 노래가 귀를 자극한다.
다만 인적이 드물고
힘없이 흐르던 도랑이 쓸쓸함에도 정답게 느껴진다.
시인의 마음엔 그곳은 언제나 천국이었고
때문에 허름한 추억을 되돌리려 애를 쓴다.
자꾸만 잡을 수 없는 것을 애써 남기려 할 때
우리는 그 낭만적인 행위에 세상은 다르되 마음은 같다고 위로한다.
그때
골목을 도는 등 뒤엔 까마귀 한 마리가 있었다.
까마귀는 세상 끝에서 날아온 것만 같았다.
누구보다도 높이 날았고 태양마저도 끝내 배신하지 못하고 타버린 흔적이 남아있다.
아마도 그는 등 뒤에서 당신은 상념의 끝에 가본 적이 있는가?
까마귀의 울림에 나는 잠시 낭만을 접어두고 상념에 잠긴다.
이상이란 무엇이기에 꿈을 꾸게 만드는 것인가.
그 거리 만큼엔 오를수록 단절이 있음이 분명하다.
끝내 그들은 고립되고
낭만은 그곳에 있었다고 회상한다.
고립이란 한쪽 면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선택이다.
타협이 아닌 한쪽을 포기할 때 비로소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어째서 나는 까마귀에게서 그 고귀한 자유로움을 느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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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배

시간도 잠들 때가 있다.
그때는 돛을 달고 떠나자.
차마 말하지 못했던 그녀를 태우고
하늘을 날자.
어디선가 빛을 받고 뛰노는 구름.
유유히 세상을 낚아보겠다는 하늘배...
건지는 건 그리움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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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 입은 봄 아가씨

누군지는 모르지만
치마 입은 봄 아가씨
시름 벗고 산뜻한 걸음 자태.
봄기운도 수줍어
시름 벗고 새침하게 꽃피네.

그렇지.
멈추지 않는다는 것에 또 다른 자태의 봄을 부르고
시간은 가도 봄은 언제나 나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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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산책

걷다 보면 하늘이 날 부르고
난 들리지도 않는 길을 따라
가끔 발을 잘못 디뎌 떨어질 때도 있는 눈물방울.
갈 데라고는 눈물 맺힌 곳뿐인데
잔인하게도 태양은 날 웃으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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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11. 오작교에 부치는 편지

깊은 밤
별을 품고
어느 해 이별을 고하던 달님같이
이른 별에 만나
지는 별에 웃고 떠난 기다림을 아는 시절.

먼 산 까막새 날갯짓 그립고
사철 푸른 나무는 멍들고 멍들어
아련함만 가꾸는
피어보지도 못한 꽃엔 영원한 향기가 떠돈다.

깊은 밤
별을 품고
어느 해 이별을 고하던 달님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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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12. 연

시간이 흘러도
사랑은 벽화처럼 연이 되어 남아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말이 소멸한다 해도
연은 구름 위를 헤엄쳐 날았다.

-서기 3100년-
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쯤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한 편의 시는
음유시인을 통해 각색되어 연애라는 단어를 발굴해 낸다.
아마도 고대인들이 가지고 있던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마음의 한 형태라고 짐작한다.

그는 상상의 나래를 펴며 한 편의 시를 적는다.

당신과 연애하고 싶어요.
사랑이라는 말은 모르지만
할 수만 있다면
구름 위를 헤엄치는 연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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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13. 언덕 저편

고대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강은 유유히 곡선을 따라 흐르고
강이라고 부르기엔 줄기가 너무 약했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건너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강 너머의 그녀가 궁금했고 그녀는 아주 가끔 나타났다.

언젠가는 조우하게 될 줄 알았어.
위험한 곳에 어째서 찾아오시나요?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뭐가 알고 싶죠?
강 너머의 세상은 가본 사람도 없고 사정을 알고 있는 사람도 없어.
당신이 유일한 단서야.
단절된 곳엔 자유가 있죠.
이름은 뭐지?
애….
그쪽으로 가고 싶어.
당신은 이곳에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만 돌아가세요.
그녀는 등을 돌렸다.
건너야겠어.
이곳은 아무나 올 수도 없고 한번 오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어요.
사내는 강에 발을 내디뎠다.
그래도 가야겠어.
내 꿈에 이곳은 어울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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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14. 生

고립된 황량한 시장 바닥에서 홀로 팔리지도 않는 생선을 배고픔에 뜯어 먹고 있다. 주위로 몰려든 새들. 살아간다는 위로 때문에 나눠 먹을 게 있다는 듯이 낡은 풍경 어딘가 앙상한 빛이 차오른다. 찬바람이 머물고 간 다시 찾은 가지 위로 어둠 속 새가 앉아 지켜볼 뿐 달이 쓰러져 노래는 끝나간다.
사랑하는 사람아! 싹이 트기 시작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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