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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iles
   우담바라
<저녁>

저녁 먹는 시간이란
해 질 녘이면 으레 어느 집이고 할 것 없이
아궁이에 불을 지폈고 밥을 지었다.
소와 염소는 야산이나 논밭 등 잡풀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매어두었고
해 질 녘이면 다시 집으로 끌고 오는 것이었다.
대게 그때 즈음…

연을 만들어 날렸다.
연줄에 매달린 종잇조각은 바람개비가 되어
연에게로 저 하늘로 사라져 갔다.
집집마다 피어오르는 연기와
저녁 먹으라고 소리치시는 어머니 부름에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신작로에 불을 피웠다.
모닥불에 불을 쬐며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웠고
감자나 고구마 등 먹을 것을 구워 먹기도 하였다.
막차였다.
커다란 헤드라이트 불빛을 반사하며 고갯길을 넘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없었다.
남아있던 석유와 땔감들을 모닥불에 털어 넣었고
순식간에 활활 타오른다.
"튀어"
논두렁 사이를 달리기 시작한다.
조급해지기 시작한다.
논둑에 몸을 숨겼고 버스는 불길 앞에 멈추었다.
"......"
"깔깔깔"
"기사 아저씨 내렸다."



<story2>

보리밭이었다.
전봇대 사이를 겨우 날아올랐고
그때는 구름이 조금 끼었거나 약간은 더운 날이었다.
종달새가 우는 봄
그가 기억하는 봄날이었다.
호감이 가는 아가씨나 그녀 그리고 어떤 연인들은
그날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달래향 짙은 보리밭 길을 거닐어 보거나
손을 잡거나 기대어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지구>

지구는 변해가기 시작한다.
그들의 관심사는 새로운 지구의 발견과 이동수단이었다.
시공간을 어떻게 초월할 수 있을까?
문제는 시간이었다. 시간을 극복해야 한다.



<서기 2100년>

India는 탐사선의 제독이 되었다.
이들의 순간이동 기술은 오차범위 ±1%의 정확도였다.
따라서 정확한 목표지점을 찾아가는 것은 불가능했고
몇 달에서 몇 년을 헤매어야 했다.



<??? 행성>

이 행성은 여러 개의 태양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의 시각은 퇴화하여 색채감각이 미흡했으며
조형물의 형태 감각이 뛰어났는데
매우 섬세하면서도 웅장했다.
시간에 따른 중력변화는 그들 문명을 신비스럽게 만들었고
다른 행성에서는 이곳을 수수께끼행성이라 불렀다.



<어둠의 행성>

이곳은 태양이 존재하지 않는 행성이다.
그들의 태양을 잃어버리면서 떠돌이 행성이 되었다.
어둠을 밝히기 위해 수많은 광원이 행성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지역마다 건물마다 고유의 광원을 이용하였다.
그 때문에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고 아름답게 보이고 있었다.
다른 행성에서는 이곳을 어둠의 천국이라 불렀다.



<우담바라>

나즈막한 언덕이 있었고 골짜기가 있었다.
어디선가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대지와 물줄기가 만나는 지점에 연못이 있었고
연애하듯 다소곳이 테니스코트가 자리하고 있었다.
주위엔 물먹은 듯 푸름이 활개 치기 시작했고
화창한 봄 날씨가 장단 맞추었다.
그날은 연못 어디쯤인가에 앉아 정취를 감상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엿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샤라포바였고 테니스를 즐기던 동료였다.
짧은 치마에 굵디굵은 다리가 우스꽝스러웠는데
뽀얀 보조개가 그녀를 꽃으로 변화시켰다.
스피커에서는 유행가요가 흘러나왔고
그는 그 뒤로도 쭉 그 노랠 사랑했다.
지구를 떠나기 전 그는 마음의 폭풍을 잠재웠고
탐사선의 제독이 되었으나 눈빛은 그늘지고 단호했다.
깔끔한 제복에 사령관 뱉지가 유난히 반짝거렸고
머리칼은 흐트러진 채
언제나 모자를 들고 있었으나 쓰는 법이 없었었다.
기상나팔소리가 울려 펴졌고 단꿈에서 깨어났다.
그날의 그는 모자를 눌러쓰고 있었고
보일 듯 말 듯한 눈빛은 눌러쓴 모자에 가려졌다.
"제군들 맡은 임무에 충실할 것"
그렇게 탐사선은 제2의 지구에 연착했다.
그 행성을
샤라포바라 이름 지었다.



<우담바라-psychedelic>

나즈막한 언덕이 있었고 골짜기가 있었다.
여린 그 물줄기는 연못으로 흘러들었고
다시 도랑을 타고 흘러내렸다.
언덕이 주는 푸근함과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수목은
물들어 가는 잎사귀들을 햇볕에 반사하고 있었다.
또랑은 테니스코트를 휘감고
그는 연못 어디쯤인가에 앉아 정취를 감상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엿보고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샤라포바였고 이따금 마주치곤 하였다.
짧은 치마에 간결한 옷차림이 산뜻해 보였고
가끔 생겨나는 보조개는 그녀를 꽃으로 변화시켰다.
스피커에서는 유행가요가 흘러나왔고
그는 그 뒤로도 쭉 그 노랠 사랑했다.
기상나팔소리가 울려 펴졌고 그는 단꿈에서 깨어났다.
보일 듯 말 듯한 그의 눈빛은 눌러쓴 모자에 가려졌다.
"제군들 맡은 임무에 충실할 것!"
그렇게 탐사선은 제2의 지구에 연착했다.
그 행성을
샤라포바라 이름 지었다.



<story4>

길을 잃고 헤매든
그 길 따라 찾아가든
봄은 갔고 여름은 찾아오지 않았다.
방황하는 공백기
그곳에서 예술이 태동한다.
잎사귀는 물들길 원하고
바람은 달궈지길 원한다.
그들 사랑 이야기처럼 말이다.



<샤라포바 행성>

India : "우린 영웅이다."
그의 목소리는 고요히 울려 퍼져 제군들의 귀를 울렸다.
그들의 호흡을 가다듬어 주는 것은 바람이었다.
하늘엔 별이 있고 다시 날이 밝아 오는
지구가 주는 푸근함 그대로였던 것이다.
우주의 끝은 어딜까?
우주는 떠돌고 있다.
끊임없이 팽창하면서 그 끝은 또다시 팽창하고
결국엔 추측불가.
어쩌면 모든 지적생명체가 소멸하는 순간 멈추겠지…
그의 가슴은 우주를 꿈꾸었다.



<수수께끼 행성>

웅장한 건물 위로 태양이 떠올랐고
또 다른 건물 사이에 또 다른 태양이 걸쳐 있었다.
어떤 태양은 저물어 갔고
두 청년은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영광인걸. 이곳은 매혹적이거든"
"난 떠나고 싶다. 내 꿈은 이곳에 어울리지 않아!
가끔은 올려다보고 싶기도 하거든…"
투명한 옷과 몸체를 꿰뚫는 빛은 연한 그림자가 되어 나풀거렸다.



<story1>

그의 귀향은 오래전 그들의 어떠한 흥분이었다.
새로운 과거 즉 미래에 대한 긍정이었으며
지루한 일상에 대한 탈출구였을 테니까.

그는 변해 있었지만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고
밤하늘은 가슴을 열고 받아들이라고 자꾸만 반짝거렸다.
그것은 욕망 혹은 욕심에 항상 딜레마적인 고민거리였다.
욕망은 뜨겁고 욕심은 넘치나 정확한 차이를 구분 짓지는 못했다.
그러나 우리가 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욕심 때문이 아닌 욕망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story3>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 사이의 줄타기는
행동들을 지연시키거나 때로는 단호함을 주기도 한다.
죽음을 무릅쓰는 상황.
이때의 걱정거리는 남겨진 자들에 대한 미련이다.
배려는 내가 하는 것이고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런 것은 의미를 상실한다.
그렇다면 재미있는 결론이 나온다.
밑져야 본전.
손해 보지 않는 장사란 얘기지.
모험은 그래서 낭만적이랄까.
잃을 게 없다는데서 두려움을 잠재우고 설렘은 살아남는다.



<갈망>

심연의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곳은 은하계 또는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끝없이 추락하는 별의 바다였다.
타들어 갈수록 빛을 발하는
그 절박한 도피 속으로…



<메밀벚아까시>

벚꽃이
외로이 비를 맞는다.
뒷밭.
메밀꽃과 닮아 있다.
야릇한 젖살 같은
보조개 빛 눈이 쌓였다.
그곳에 벌이 난다.

비가 올 때면
취하게 되는 꽃
아까시아 꽃내음이 그립습니다.



<싸라기 꽃>

안개를 잔뜩 머금어 눈썹이 시려오는 꽃
비처럼 내리는 눈꽃
네 깊은 고요함 속에 안개비를 닮은 멍울진 비가 내린다.



<녹차 밭>

바람을 맞아주는
잔잔한 호수의 울림이 전해질 때면
꽃 없이 그대 향기를 머금는 이유인가요.
하늘은 높지 않고
바다는 멀지 않은
저곳 능선의 소나무 한 그루...



<story5>

응어리진 내재성의 폭발.
그것이 세상을 만들게 되었죠.
그는 그 세상 속으로 다시 빨려들게 됩니다.
마치 블랙홀처럼 말이죠.
그때는 자신도 제어하지 못합니다.
광기에 휩싸이게 되죠.
그는 그것이 두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세상은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다시 빨려 들어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한 가지를 더 욕망하게 되죠.
그곳에 그녀가 있기를 말입니다.



<story6>

바라다봄의 중독.
여가로서의 바라다봄은 아닙니다.
그곳에 가면 꽃이 있고 들이 있고 바다가 있는
멋들어진 경치가 아니라는 것이죠.
즉, 불확실한 바라다봄의 욕망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고 언제나 그곳에 있지도 않고
그러나 정작 그녀와 마주치게 되면 바라볼 수 없게 되죠.
욕망과 행동의 아이러니함.
그것은 불확실성에 대한 방어수단이기도 합니다.
침입할 수 없는 서로 간의 서성거림.
이야기는 이때부터 입니다.
그가 그려왔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테니까요.

그가 만들어 놓은 세상 속에 그녀가 들어온 것입니다.




<story7>

당신은 어째서 떠났죠?
그녀 또한 당신 곁을 서성였을 것입니다.
당신은 그것을 알고 있었어요.
왜죠?
이상과 낭만은 비극을 만들죠.
그러나 현실은 꿈에서 깨어나게 됩니다.
어차피 결과는 같아지는 것이에요.
결국, 이런 겁니다. 미완일 때가 더 아름답거든요.
변했군요!
처음으로 돌아가요.
당시의 이미지 속으로만 들어갈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갈 수 있어요.



<어둠의 행성>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빛의 활용이 극도로 발전하게 된다.
이제 대낮이 될 정도로 밝아졌다.
"이런 빌어먹을"
변했어.
이제는 아늑하고 로맨틱한 그때의 느낌이 나지 않는단 말이야!
타 행성을 여행해 보라고
그러면 예전의 이곳이 얼마나 분위기 있었나 새삼 그리워질 걸세.
그곳 행성은 낮과 밤이 있었는데
밤이 되면 우리의 행성을 볼 수가 있었어.
그들은 이렇게 말하곤 했지.
저곳이 당신의 고향인가요.
정말 아름답군요.
저 빛바랜 빛깔들을 보세요.
무지개가 사는 마을 같아요.
저곳은 천국일 겁니다. 어둠의 천국 말이죠!



<story-ex>

자리를 조금 옮겼군요.
며칠 전엔 연못에 비췄거든요.
당신의 고향은 한번 떠나면 쉽게 찾아가기 힘들지 않나요?
변수는 항상 존재하는 것이고
더군다나 당신의 고향은 빛을 향해서 떠돌고 있으니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몰라요.
네 그렇기야 하죠.
하지만 진짜 문제는 떠나올 때죠.
찾아가는 것이야 즐거운 일이니까.
뭐 저는 그렇습니다. 언제나 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초승달>

달은 작아지고 작아지고
해는 뉘엿뉘엿 산을 등지고 사라졌다.
가려진 별들은 모습을 드러내고
그 가녀린 달은 삼각편대의 호위를 받는다.
어두운 그림자는 침묵을 강요하고
어렴풋한 산등성이와 나뭇가지들은
지평선 넘어서까지 붉게 달아오른 별들의 세상.
그 달이 구름에 가려질 때면
초승달 깊은 곳 물고기 한 마리 지난날을 헤엄친다.



<처마 밑>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전깃줄이 가로지르고 줄기는 뻗고
잎새는 그들과 나란히.
까마귀가 날아들고 하늘은 그들을 감싸고 있다.
언젠가 그 아래로 뛰놀던 아이들과
그 위로 날던 새들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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